사막 캠핑의 여운을 뒤로하고 바스토우를 출발했습니다. 열흘을 머물렀던 캘리포니아 주를 벗어나 네바다 주로 들어서는 날, 목적지는 드디어 라스베이거스였습니다. 끝없는 사막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형형색색의 탑들이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븐 매직 마운틴즈 — 사막 위의 예술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쪽으로 약 10마일(16km) 떨어진 15번 고속도로 인근에 자리한 세븐 매직 마운틴즈(Seven Magic Mountains)는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가 만든 대형 공공 미술 설치 작품입니다. 현지에서 조달한 총 33개의 바위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일곱 개의 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바위의 무게는 10톤에서 25톤에 달합니다. 탑 하나의 높이는 9m 이상으로, 최근 40년간 미국에서 완성된 가장 큰 규모의 대지 예술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바위들은 네바다의 강렬한 태양빛 아래에서 선명하게 빛나는 형광 페인트로 두 번 칠해져 있어, 사막의 단조로운 풍경 속에서도 멀리서부터 눈에 띕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내비게이션 없이도 화려한 탑과 주차장에 몰린 차량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위치를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2016년 처음 공개됐을 당시 2년 한시 전시 예정이었으나 폭발적인 인기로 현재까지 전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현장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공되는 해설 안내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방문객이 워낙 많아 인물 사진을 찍으려면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합니다.

웰컴 투 라스베이거스 사인 — 줄 서지 않고 찍는 법
라스베가스 진입 직후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웰컴 투 파불러스 라스베이거스(Welcome to Fabulous Las Vegas) 사인이었습니다. 1959년에 세워진 이 사인은 라스베이거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도로 중앙 분리대에 설치된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을 만큼 방문객이 많습니다. 사인 정면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 대기 시간이 꽤 깁니다. 정면 줄이 부담스럽다면 사인 측면에 서서 찍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진에는 사인이 충분히 담기고 대기 없이 바로 찍을 수 있어 실용적입니다. 주차는 무료이며 24시간 개방되어 있어 야경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라스베이거스 한국 식당과 한국 마트
사인 촬영을 마치고 바로 향한 곳은 한국 식당이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는 한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한국 식당과 한국 마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마당 가든(Madang Garden)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옆 건물의 W마트에서 한국 식재료 장을 봤습니다.
이후 일정이 그랜드서클 국립공원 투어라 당분간 한국 마트를 들를 기회가 없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카트 가득 장을 봤습니다. 주요 구입 품목은 김치, 삼겹살, 쌀, 김, 참기름, 쌈장, 냉동만두, 비비고 밀키트, 콩나물, 버섯, 말린 미역, 아이들 과자 등 미국 일반 마트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품목들이었습니다. 장거리 캠핑카 여행에서 대도시를 지날 때마다 한국 마트를 들러 식재료를 충분히 비축해 두는 것은 식비 절감과 식단 유지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라스베이거스처럼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대도시는 한국 마트 접근성이 좋지만, 이후 이동하는 국립공원 구간에서는 수백 킬로미터 내에 한국 마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미리 충분히 구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스베이거스 KOA 캠핑장 — 샘스타운 인근
장을 마치고 라스베이거스 KOA 저니 앳 샘스타운(Las Vegas KOA Journey at Sam's Town)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어 시내 접근성과 캠핑 환경을 모두 갖춘 곳입니다. Full Hook-up 사이트에 전기·청수·오수를 모두 연결하고 이틀 치 짐을 풀었습니다. 다음날 라스베이거스 시내 관광을 대중교통으로 소화할 계획이라 체력을 아끼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