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핑카 여행에서 식비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직접 해 먹는 것입니다. 다섯 식구가 매끼 외식을 하면 한 끼에 최소 50~80달러, 하루 세 끼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 됩니다. 저희는 외식을 최소화하고 캠핑카 안에서 직접 조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 살림의 중심에는 대도시를 지날 때마다 들렀던 한인 마트가 있었습니다.
미국 한인 마트 — 어디서 찾나
미국 전역에 한인 마트가 있지만 분포가 고르지 않습니다.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대도시 위주로 밀집해 있어, 대륙횡단 루트에서 한인 마트를 만날 수 있는 도시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저희 루트 기준으로 한인 마트를 이용할 수 있었던 곳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방문 취소), 라스베이거스, 뉴욕 정도였습니다. 텍사스 휴스턴과 플로리다 올랜도에도 한인 마트가 있지만 규모가 작거나 루트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대도시를 지날 때마다 구글 지도에서 'Korean grocery', 'Korean supermarket'으로 검색하면 근처 한인 마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인 마트에서 꼭 사야 할 것들
한인 마트에서 구입하는 품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미국 일반 마트(월마트, 크로거, HEB 등)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아예 없는 품목과, 있기는 하지만 한국 제품으로 구매하는 것이 훨씬 나은 품목입니다.
반드시 한인 마트에서 구입해야 하는 품목으로는 김치, 된장, 쌈장, 참기름, 들기름, 국간장, 고춧가루, 멸치, 다시마, 말린 미역 등 기본양념류와 국물 재료가 있습니다. 냉동 제품 중에서는 만두, 비비고 밀키트 시리즈, 냉동 삼겹살이 유용했습니다. 라면과 즉석밥, 아이들 과자와 김도 미국 일반 마트에서는 원하는 제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한인 마트에서 넉넉하게 구매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쌀은 한인 마트가 아니어도 아시안 마트나 대형 월마트에서 구할 수 있지만, 한국 쌀과 유사한 일본 단립종 쌀을 찾으려면 한인 마트가 더 확실합니다.
라스베이거스 W마트 — 국립공원 투어 전 대규모 장보기
저희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장보기 타이밍은 라스베이거스였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이후 일정이 그랜드서클 국립공원 투어였는데, 자이언·브라이스캐니언·아치스·그랜드캐니언으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한인 마트가 전혀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대형 마트도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야 나오는 구간이 많습니다. 라스베이거스 W마트에서 카트 가득 장을 봤습니다. 김치, 삼겹살, 쌀, 냉동만두, 각종 양념류, 콩나물, 버섯, 아이들 과자까지 당분간 한인 마트를 들를 수 없을 것을 감안해 넉넉하게 구비했습니다. 대륙횡단 루트를 미리 파악하고, 한인 마트가 없는 구간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대도시에서 충분히 비축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월마트 활용법 — 한인 마트 사이사이 채워주는 곳
한인 마트를 들를 수 없는 구간에서는 월마트가 주력 마트가 됩니다. 미국 전역에 지점이 있어 대부분의 이동 루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합니다. 캠핑카로 장을 볼 때 월마트 주차는 여러 칸에 걸쳐 넓게 주차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캠핑카 렌트 매뉴얼에도 대형 마트 주차 시 여러 칸 사용을 안내하고 있으며, 미국 대형 마트는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월마트에서 주로 구입하는 품목은 육류(소고기, 닭고기), 달걀, 채소, 과일, 유제품, 음료, 아이들 간식, 생활용품 등입니다. 한식 조리에 필요한 기본 재료는 한인 마트에서 미리 확보해 두고, 월마트에서는 신선 식품과 소모품 위주로 보충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지역별로 월마트 외에 크로거(Kroger), HEB(텍사스 지역), 퍼블릭스(Publix, 플로리다 지역) 등 지역 대형 마트도 활용하면 더 저렴하게 장을 볼 수 있습니다.
캠핑카 살림 — 작은 주방에서 해 먹은 것들
캠핑카 주방은 2구 가스레인지와 전자레인지, 소형 냉장고가 기본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오븐이 달린 캠핑카도 있지만 저희는 주로 가스레인지와 전자레인지를 활용했습니다. 자주 해먹은 메뉴는 김치찌개, 미역국, 된장찌개, 볶음밥, 삼겹살 구이, 라면, 달걀프라이와 밥, 냉동만두 등이었습니다. 식재료 보관은 냉장고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특히 육류는 구매 후 2~3일 내에 소비하거나 냉동 보관하는 방식으로 관리했습니다. 캠핑장 Full Hook-up 사이트에서는 냉장고가 외부 전원으로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이동 중이나 Dry Camping 구간에서는 냉장 상태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52일간 캠핑카 살림을 해보니, 한국 음식 재료를 충분히 확보해 두는 것만으로도 식비를 크게 절감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집밥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