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간의 미국 캠핑카 여행, 다섯 식구의 짐은 총 9개였습니다. 대형 캐리어 3개, 중형 1개, 소형 2개, 이민가방 1개, 보스턴백 1개, 천가방 2개. 무게 제한에 맞춰 하나하나 저울에 달아가며 꾸렸고, 기내 반입과 위탁 수하물을 나눠 배분하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캠핑카 여행은 호텔 여행과 달리 차 안이 곧 집이기 때문에, 짐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생활의 질에 직결됩니다.
수하물 구성 — 위탁과 기내 반입 나누기
5인 가족 기준으로 항공사마다 수하물 허용 개수와 무게 제한이 다르므로 예약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저희는 위탁 수하물 5개(이민가방 1개, 대형 캐리어 3개, 중형 캐리어 1개)와 기내 반입 4개(소형 캐리어 2개, 천가방 1개, 보스턴백 1개)로 구성했습니다. 각 위탁 수하물 무게는 21~23kg 선으로 맞췄으며, 무게 초과 시 1개당 $100 이상의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출발 전 반드시 저울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짐을 꾸릴 때 한 가지 팁은 도착 후 재배분을 미리 계획해 두는 것입니다. 저희는 기내 반입 천가방에 액세서리류와 실내복을 담아 이동하고, 미국 도착 후 각 캐리어로 분산해 넣는 방식으로 무게를 조절했습니다.
의류 — 52일치를 어떻게 줄였나
52일이라는 기간을 들으면 옷을 엄청나게 많이 가져가야 할 것 같지만, 캠핑카 여행에서는 수납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희는 성인 기준으로 외출복 상의 7~10벌, 하의 5~6벌, 실내복 2벌, 속옷과 양말은 7~10벌 수준으로 구성했습니다. 현지 코인빨래방을 4~5일에 한 번꼴로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구성입니다.
1월~3월 여행이었기 때문에 방한에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성인은 롱패딩 또는 숏패딩을 기본으로 후리스와 조끼를 레이어드 하는 방식으로 구성했고, 아이들은 롱패딩과 경량패딩을 각각 챙겼습니다. 미국 남부(텍사스, 플로리다)와 북부(워싱턴, 뉴욕)의 기온 차이가 크기 때문에 탈착이 자유로운 레이어드 구성이 효율적입니다. 플로리다 키웨스트는 한겨울에도 낮 기온이 25도를 넘는 날이 있어 반바지와 수영복도 필요했고, 반대로 뉴욕은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를 대비해야 했습니다.

침구 — 캠핑카에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
캠핑카에는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가 갖춰져 있지만, 이불과 베개는 기본 제공되지 않습니다. 렌트사에서 컨비니언스 키트를 유료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52일이라는 장기 여행에서는 직접 챙겨가는 것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저희는 전기요 2개, 이불 3개, 침대패드 1개, 베개커버를 이민가방에 담아 위탁했습니다. 전기요는 캠핑장 전기 연결(Hook-up)이 가능한 사이트에서 난방 보조용으로 매우 유용했습니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이민가방처럼 큰 가방에 먼저 채우고 나머지 짐을 맞추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생활용품 — 캠핑카 살림에 꼭 필요한 것들
캠핑카 내 주방에는 조리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도구는 별도입니다. 저희는 키친 툴 파우치를 별도로 준비해 나무젓가락, 주전자, 버너를 챙겼습니다. 버너는 캠핑장 야외 조리 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비상식품으로는 카레가루, 육수 한 알, 미역 등 부피가 작고 활용도 높은 식재료를 소량 챙겼으며, 현지 한인 마트(LA, 뉴욕 등 대도시)에서 보충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가습기는 4대를 챙겼는데, 난방을 할 경우 캠핑장 내부가 건조한 경우가 많아 특히 아이들 수면 환경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온열찜질기와 온습도계도 챙겼는데, 캠핑카 실내 온습도를 수시로 확인하며 환경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의약품은 상비약 가방과 응급처치 가방을 별도로 구성했고, 특히 아이 처방약은 여행 기간보다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 짐 — 장거리 이동을 버티게 해준 것들
세 아이(7살, 8살, 11살)와 함께하는 장거리 캠핑카 여행에서 이동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희는 갤럭시탭과 아이들 전용 탭을 기내 반입 짐에 포함했고, 카드 보드게임 8개, 루미큐브, 브루마블도 챙겼습니다. 이동 구간이 길 때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은 예상보다 훨씬 자주 활용했습니다. 아이들 문제집과 색칠북, 색연필도 챙겼는데, 52일이라는 긴 여행 기간 동안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휴대용 카시트 3개도 중요한 준비물이었습니다. 미국은 주별로 카시트 의무 착용 연령 기준이 다르지만, 안전을 위해 전 구간 사용을 권장합니다. 캠핑카 렌트 시 카시트를 별도로 렌트할 수 있지만 비용이 상당하므로, 국내에서 경량 휴대용 카시트를 직접 챙겨가는 것이 경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