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핑카 여행을 두 달 계획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애들 학교는 어떻게 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는 아이들 겨울방학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특별히 학교를 빠진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타이밍이 전부였다 — 겨울방학과 새 학기 사이
한국 초등학교는 통상 12월 말에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새 학기는 3월 초에 시작됩니다. 이 사이 약 두 달이라는 공백이 생깁니다. 저희 아이들이 방학을 시작한 12월 말, 저도 마침 퇴직일이 12월 말이었고 남편은 육아휴직 중이었습니다. 모든 조건이 1월 출발에 맞아떨어졌고, 1월 8일 출발해 3월 1일 귀국하는 일정으로 새 학기 첫날에 맞춰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방학을 단 하루도 손대지 않고 52일을 여행한 셈입니다.
아쉬움 하나 — 막내 유치원 졸업식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막내가 당시 7살로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이었는데, 출발 일정과 졸업식 날짜가 겹쳤습니다. 학예회와 졸업식 모두 참석하지 못했고, 나중에 그 부분이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귀국 후 졸업 가운을 별도로 대여해 집에서 졸업사진을 찍어주고 액자로 만들어줬는데, 그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아이들의 중요한 행사 일정과 출발 시점이 겹치지 않는지는 계획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겨울 여행의 단점과 장점 — 솔직하게
겨울방학을 활용한 만큼 여행 시즌이 1~2월 동계였고, 여기에는 분명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기온이 낮아 트레킹이나 야외 활동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구간이 있었고, 일부 국립공원 캠핑장은 동계 운영을 중단해 선택지가 제한됐습니다. 날씨가 변수로 작용하는 야외 중심 여행에서 겨울은 분명 제약이 따릅니다.
그러나 장점도 뚜렷했습니다. 비수기인 만큼 인기 캠핑장과 국립공원 입장 예약이 성수기 대비 훨씬 수월했고, 현지에 방문객이 적어 주요 명소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대형 캠핑카를 몰고 국립공원 내부 도로를 이동할 때도 차량 혼잡이 없어 운전 부담이 덜했습니다. 성수기라면 감당하기 어려웠을 일정을 비교적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겨울 여행이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방학을 활용한 장기 여행, 현실적인 조건 정리
아이들 학교를 빠지지 않고 두 달 이상 해외 장기 여행을 하려면 방학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초등학교 기준으로 겨울방학(12월 말~2월 말)이 가장 긴 공백이며, 이 시기를 노린다면 1~2월 여행이 가능합니다. 반면 여름방학은 7~8월로 날씨가 좋은 성수기와 맞물리지만 기간이 짧고 현지 물가와 예약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장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아이들의 학사 일정, 중요 행사, 부모의 휴직·퇴직 일정을 함께 놓고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 것이 첫 번째 숙제입니다.